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떠나시길 바란다.
모라는 미국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가는 사람들이 탄 배인 '케르베로스'라는 증기선에 타고 있다. 하지만, 모라에겐 비밀과 시간의 간격이 있다. 정신병원에 구속되어 있는 기억과 케르베로스에서 깨어난 기억이 갑자기 연결되며, 중간의 이야기는 알 수 없다. 모라를 따라가면서 19세기 여객선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수상한 인물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미스테리, 호러, 스릴러로 변한다.
미국으로 가는 케르베로스는 항해 도중 4달 전에 실종된 프로메테우스 호에서 발신되는 좌표를 수신하고 뱃머리를 돌린다. 좌표의 위치에는 실종된 배가 유령선이 된 채로 표류하고 있었다. 케르베로스 호의 선장은 프로메테우스를 견인해서 유럽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며 배는 혼란에 빠진다.
케르베로스의 혼란이 심해지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사건이 이어지면서 주요 승객들이 아픈 기억과 끔찍한 실수를 마음에 담은 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찾아 미국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를 견인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절대 미국에 닿지 못할 운명이었다. 선박 회사에서는 비밀리에 2척의 배를 모두 침몰 시키라는 명령을 내리고, 내부 첩자인 일등 항해사와 수수께끼의 밀항자, 대니얼이 승객들 사이에서 암약하게 된다.
후반부로 가면, 주요 등장 인물들과 그들의 객실, 그들이 배에 탄 이유가 모두 밝혀진다. 꿈을 꾸는 것처럼 그들은 배에 탄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객실의 숨겨진 통로에는 각자의 숨겨진 기억으로 가는 비밀통로가 있었다. 배의 승객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면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모라는 실종되었던 프로메테우스 호에 탔었으며, 선장 역시 프로메테우스 호에 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둘 다, 기억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케르베로스 호에 타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꿈은 마법 같은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제작된 시뮬레이션 안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선박 회사는 시뮬레이션을 관리하고 있는 흑막이었으며, 이들은 어떤 아이와 열쇠를 찾기 위해서 이 시뮬레이션을 거의 무한히 반복하고 있었다. 아이는 정사면체를 들고 있으면서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이 남자 아이의 이름은 엘리엇이며, 수수께끼의 밀항자 대니얼은 모라의 아이와 남편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모라의 남편인 수수께끼의 남자는 아들과 힘을 합쳐시뮬레이션을 해킹해서 모라의 기억을 되찾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모라는 이 시뮬레이션의 설계자이며, 자신의 아픈 기억 때문에 이 루프에 빠져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모라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승객들의 이야기는 대강 알 수 있는데, 모라는 선박 회사 사장인 아버지가 배를 이용하여 음모를 꾸미고 있고, 오빠가 그 음모를 밝혀 내려고 하다가 프로메테우스 호와 함께 실종되었다는 기억만 갖고 있었다. 초반부에 모라는 정신병원에 수감되는데, 그 정신병원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케르베로스 호에서 깨어난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 남편과 아들의 트릭으로 진짜 탈출구와 열쇠를 찾아 마침내 꿈에서 나오게 된다. 그런데, 꿈에서 깨어면서 그토록 찾으려고 했던 오빠가 실제로는 모라를 꿈 속에 가두었으며, 모라가 잠들어 있는 사이에 시스템의 통제권을 가졌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모라가 밖을 보니 모라는 우주를 항해하는 프로메테우스 호라는 거대한 우주선에 타 있었다. 이 배의 승무원은 1423명이고, 승무원은 550명이다.
1899년의 프로메테우스 호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프로메테우스 호의 안이었던 것이다.
연금술 상징과 삼각형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면, 드라마에는 특정한 연금술 상징이 중요한 부분마다 강조된다. 거꾸로된 삼각형에 아랫쪽에 직선이 그어진 형태인데, 이 상징은 케르베로스와 프로메테우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다른 함선을 인수한 영국 회사의 로고이다.
이 로고는 내부 장식부터 객실 번호 장식까지 다양하게 쓰이고, 올리비아의 귀걸이에도 그러져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객실에 숨겨진 비밀통로의 덮개에 그려진 모습이다. 이 상징은 연금술에서 땅을 가르키는데, 땅이 영어로 Earth, '지구'다. 그래서 이 배를 제작한 곳이 어디인지 은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말과 관련이 있다.
연금술 상징과 마찬가지로 삼각형도 자주 거론되는데, 삼각형은 유사한 장르에서 '보이드', 공허를 뜻한다. 보이드는 우주 공간을 나타내기도 하고, 다른 세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대개의 영화를 보다가 정삼각형이 나온다면, 음험한 일이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정사면체를 들고 있는 소년은 마음대로 시간을 조정하고 공간을 이동하며, 결국엔 이 정사면사면체가 진짜로 깨어나는 탈출구이기도 했다.
1899년이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을 출간한 해이며, 드라마가 꿈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1899는 1+8, 9, 9로 볼 수 있다. 999는 3개이고, 이 수는 거꾸로된 삼각형으로 보이는데, 이걸 뒤집으면 666이 된다. 6은 유대 수비학에서 땅을 가르키는 숫자로 연금술 상징과 다시 맞아떨어진다. 999는 또 주기가 끝나는 수이기도 하다.
시뮬레이션의 의미
케르베로스는 머리가 3개 달린 저승의 파수견인데, 같은 설계의 배가 총 3척이 있다고 나온다. 이 3척의 독일 배를 영국의 한 투자자가 구매했고, 개장하여 여객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 프로메테우스 호는 4달 전에 실종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프로메테우스 호는 절대로 미국에 도착할 수 없는 배이며, 적당한 단계에서 난파되는 것으로 보인다.
후반부에 수많은 프로메테우스 호가 모여있는 해역이 보이는데, 어느 순간부터 생긴 문제로 이 시뮬레이션이 영원히 반복되면서 주요 승객들을 가둬두고 있다. 이들은 우주를 유영하는 프로메테우스 호의 주요 승무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케르베로스 호가 항해를 시작한다. 그리고 케르베로스 호를 지켜보는 어버지와 일등 항해사 역시 목적은 이 시뮬레이션에서 탈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모든 승객들이 프로메테우스 호를 타는 이유로 되어 있는 기억은 진짜 기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엘리엇에 대한 모라의 기억도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모라가 만든 기억일 수도 있다.
모라의 아버지와 부하가 시뮬레이션에서 탈출하려는 이유와 대니얼이 모라를 깨우려는 의도가 다르다. 또 케르베로스 호가 개입된 것이 비교적 최근으로 볼 때, 마지막에 현실이라고 나온 2099년의 프로메테우스 호에서도 미스테리한 일이나 선상 반란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다크'를 생각해보면, 현실의 프로메테우스 호도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당신의 커피가 현실보다 먼저 효과를 발휘하기를"
후반부에 보면, 인물들은 케르베로스 호의 모든 책에 내용이 "당신의 커피가 현실보다 먼저 효과를 발휘하기를"라는 문구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본다. 영어로는 'may your COFFEE KICK IN, before reality does."이며, 모라가 깨어난 후 패널 앞에 붙어 있는 문구이다. 모라는 이 문구를 처음보지만, 시청자들은 이 문구를 두 번째 본다.
우리가 지각하는 것이 현실이다. 꿈을 꾸고 있을 때는 꿈이 현실이다. 깨어난 후에야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모라는 뇌과학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이다. 뇌는 생각과 사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뇌는 보이고 느끼는 것을 현실이라고 느낀다. 1899에서 현실은 거짓과 차이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이 메시지의 의미는 커피가 먼저 효과를 내서 꿈을 꾸지 말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모라와 인물들은 아주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엄청나게 반복했다. 케르베로스와 대니얼이 시스템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자력으로 깨어날 수 없다. 인물들은 가끔 죽을 위기에서 벗어나거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 깨어나라는 말을 계속 듣는다. 하지만, 그들은 깨어나도 여전히 꿈 속인 기만적인 현실 속에 있다.
현재 1899에 대한 평가는 '다크'만큼 높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다크'도 시즌 1은 매우 피곤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1899 안에서 설명되지 않은 빈 틈들을 매우는 다음 시즌이 무사히 제작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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