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더는 인공지능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기독교 성서인 성경의 창세기를 묘하게 패러디한 작품으로 과학의 입장에서 보는 신적인 인공지능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마더'는 창세기를 재해석하고 있으며, 남성적인 존재의 영향력이 희미하다. 종교는 아버지 신이 사람을 창조했다고 하지만, 과학으로 보면, 사람은 어머니에게서만 태어날 수 있다. 이야기는 남자, 여자 갈등을 떠나서 매우 흥미롭다.
벙커에서 성장하는 아이와 인공지능, 드론
벙커에서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인간 배아 하나를 인공 자궁에서 성장시키기 시작한다. 로봇은 정성으로 아이를 키우고, 가르친다. 벙커에는 오직 로봇과 아이 뿐이다. 아이는 커가면서 바깥 세상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바깥 세상은 오염된 상태라서 나가면 위험한 곳이었다. 아이가 청소년기에 이르자, 로봇은 선택에 대해서 가르친다. 어떤 선택이 악한가? 선한가? 집단에게 이로운가? 해로운가?에 대한 시험이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쥐를 발견하고 밖에 살아있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로봇은 쥐가 위험하다면서 소각한다. 아이의 호기심은 커가던 어느 날, 아이는 바깥 세상에서 큰 상처를 입은 여자를 발견한다. 여자는 아이와 같이 있던 로봇을 보고 경악하며, 로봇이 쏜 총에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아이는 여자를 치료해주고, 그러면서 여자가 다른 인간 집단에 속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 되지만... 아이에게 큰 갈등이 생긴다. 점점 아이는 인간과 로봇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나의 견해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시점에서 인간이 멸망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인공지능 머더는 선별된 배아를 보관하고 있었고, 그 중 3개의 배아를 성장시킨다. 1번째 배아는 어느 정도 성장시킨 후, 아이인 상태에서 소각시킨다. 2번째 배아도 아이까지 성장시킨 후, 밖으로 내보내서 아직 살아 있던 인간 집단에 합류시킨다. 이 아이는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인간 집단과 합류한 2번째 배아에서 성장한 여자는 드론을 피해서 광산에 숨어살지만, 곧 음식이 부족하게 된다. 기아에 허덕이던 인간 집단은 광기에 휩싸이게 되고, 여자는 광산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벙커 근처에 있는 해안의 컨테이너 폐허에서 머물게 된다. 이쯤에서 구세대 인류는 멸종한 것으로 보이고 3번째 배아가 성장을 시작한 것 같다.
벙커 근처는 유독한 가스가 있었지만, 3번째 배아가 청소년기에 이르면서 환경이 정화되고, 엄청난 규모의 옥수수밭이 조성된다. 3번째 배아에서 성장한 아이는 벙커 밖으로 나와서 거대한 규모로 이루어지는 환경 조성 작업을 보게 된다. 2번째 여자는 이것의 의미를 모르지만, 교육을 받은 3번째 아이는 이 의미를 알 수 있다. 2번째 여자가 말한 인간 집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3번째 아이는 인류를 보존하기 위한 최후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나의 마더'에 나오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선택을 강제하는 신적인 존재로 나온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통제하고 조종하게 된 인공지능이 인류를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고 집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의 마더'의 인공지능은 자유의지를 존중하고 선택을 제시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실재로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운명을 통제하는 존재다.
하지만 그 행동이 대의에서 인류를 보존하는 쪽으로 움직이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마더의 행동은 윤리적으로 수많은 결함을 가졌다. 하지만 마더가 인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더의 결정을 따르게 된다.
그렇게 인공지능 마더는 결국 인류의 어머니, 마더를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비난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마더에게는 다른 측면이 있다. 새로운 인류가 정착할 수 있는데 필요한 모든 더러운 일을 3번째 아이가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 새로운 인류가 치러야 할 대가, 전 인류에 대한 말살.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다른 인간을 살해해야 하는 일... 마더는 순수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더러운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
기계와 알고리즘으로 가득찬 일상
도시라는 환경에 살면, 기계 뿐 아니라 정보까지도 모두 통제되는 상태이다. 안락한 삶을 사는 윤리관이 인류 멸망에 기로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선택에 통할리가 없다. 이것은 아이의 선택과도 같다. 유치원 정도 다니는 어린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해도, 아이에게 먹을 것과 보호를 주는 엄마의 결정을 넘어설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서 인공지능의 문제에 대해서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세상을 보면, 마더가 보여주는 섬뜩함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기계는 이미 사용자의 이해를 뛰어넘은 결과물이다. 불과 20년전만해도 TV나 전화기를 분해해서 고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는 일반인이 고칠 수 없는 아주 정교한 기계가 되었다. 간단한 이어폰도 고치는 것은 물론이고 분해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의 세상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없는 전자제품으로 가득 차 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일을 쉽게 해주는 수많은 전자기기와 전자기기에 설치된 프로그램으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도 기계로 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생각은 더 쉽게 편향되기도 한다. 세상을 보는 인간의 눈은 점점 기계와 알고리즘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
언젠간 인류 자체의 생사에 대한 결정과 그 이후의 결정에 대해서 인공지능이 낸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의 인공지능은 단순한 전쟁을 돕는 인공지능으로 인간을 군사적으로 패배시키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다루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나오는 스카이넷이다. 하지만 요즘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적인 삶을 위협하는 대상으로 묘사되는 것 같다.
같이 보면 좋을 영화
'나의 마더'에서 나오는 인공지능 '마더'를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난 인공지능은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온 아키텍트였다. 인간성의 문제로 보면, 더 문(Moon, 2009), 타우(Tau, 2018, Netflix),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2014), 엑스 마키나(Ex Machina, 2014)와 같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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